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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베이스 일기장

올어바웃바디 (잠시)포기, 드럼 즉흥연주 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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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번주의 마지막 평일이다. 그 말은 즉, 올어바웃바디를 할 것인지 말것인지를 결정해야하는 날이라는 뜻이다.

 

나는 결국 '지금은' 프로그램을 신청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이 마음을 먹는데까지 정말로 많은 고민을 했다. 

 

본래라면 이런 큰 결정을 할때는 굉장히 빠르게 결정이 끝나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예를들면 컨설팅 받자마자) 이렇게 질질 끌면서 고민을 하게 됬다는 것은 아무래도 하고 싶은 마음은 있으나 '지금은' 좋은 때가 아니라는 뜻인것 같았다.

 

그래서 너무나 포기하기 힘들었던 욕심을 버리기로 선택하고 다음을 기약했다.

 

그러자 너무 신기하게도, 그렇게 선택한 뒤 내 마음에 있던 무거운 무언가가 증발하듯 머릿속이 훨씬 가벼워졌다.

 

이 것은 내가 정말로 많은 고민을 했기 때문이리라.

 

 

 

대신 늘 하던 레볼루션 필라테스를 하고(6일째 빠지지않고 하는중이다) 드럼 레슨을 갔다. 

 

바꾼 연습방법으로 일주일간 연습했지만, 아직 연습량이 부족한 느낌만 들 뿐, 새 연습방법에 대한 어떤 질문거리나 어려움이 없어 오늘 레슨은 어떻게 풀어나가야할 지 막막했다.

 

역시나 오늘도 3시부터 레슨 시작.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 드럼 연습실의 새 장비들 이야기와 준비하고 계신 컨텐츠, 여러드러머들의 이야기 등등 기억나지 않는 소소한 이야기를 한시간 가량 나누다가 오늘 레슨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 시작했다. 결론은 신기하게도 "즉흥연주법"을 익히는 연습법에 관한 레슨을 받기로 했다. 

 

즉흥연주법이라.. 나에게는 곧바로 재즈가 떠올랐다. 예전의 많은 기억들..

 

하지만 선생님께서는 재즈뿐만아니라 가요나 다른 장르에서도 다양한 즉흥연주가 가능하다고 설명해주셨다.


나는 화려하게 연주하는 여러 해외 드러머들을 보며, 저렇게 되려면 너무나 많은 테크닉들을 인내하며 연습해야 한다는 생각에 덜컥 두려움과 거부감부터 들었다. 

 

'예전처럼 연습하는건 죽어도 싫어..'

 

그 마음을 솔직하게 말씀드렸더니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테크닉만으로도 충분히 구사할 수 있는 즉흥연주법부터 차근차근 배워나갈 수 있다고 하셨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지만 이젠 선생님을 100프로 완전히 신뢰하기에 가르쳐 달라고 했다.

 

레슨을 받기에 앞서 즉흥연주를 위해서는 음악노트가 필요하다고 하셨다. 

 

다음주에 노트를 하나 사오던지 집에 있는 노트를 한번 뒤져보던지 해야겠다라고 생각하던 중 선생님께서 혹시나 해서 사두었던 음악노트가 두권있는데, 1년이 지나도록 주인을 못찾았다고 했다. 

 

결국 그 노트는 운명처럼 내 것이 되었다.

 

그 첫 노트를 펼쳐 맨 앞장에 적어주신 것은 다름아닌 4분음표로 된 리듬패턴 하나와 필인 패턴 3가지였다.

 

세상에! 4분음표라니? 

 

그런데 생각해보니 나는 한번도 4분음표로 된 리듬과 필인을 제대로 연습해본적이 없는 것 같았다. 

 

선생님께서도 이 연습을 하는 동안 내가 지루해하거나 왜 해야하는지 불만이 생길 수도 있지만, 모든 리듬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되기때문에 꼭 알아야하는 것이라고 알려주셨다.

 

예전이라면 이런 이야기를 들었을때, 아 오늘 레슨은 날로먹었구나, 레슨 하기 귀찮으신가 따위의 불만으로 가득찼을것이다. 

 

하지만 "결국 당신은 이길 것이다"를 읽고 있는 지금, 이 말은 새삼 다르게 들렸다.

 

"이렇게 간단한 리듬과 필인으로 최면리듬을 형성해두면 앞으로의 탄탄한 뼈대가 될 것이다" 라고.

 

레슨을 시작하며 선생님께서 보여주신 간단한 4비트 리듬과 필인에서 8비트 리듬과 필인, 16비트 리듬과 필인, 3연음 리듬과 필인 등으로 점점 쌓아올려지는 여러가지의 예시들을 보며 한층 더 마음 속에 즉흥연주의 스킬을 쌓아가는 과정이 보였다.

 

뼈대위에 차츰차츰 올라가는 살덩어리들이. 

 

결국 지금 하는 연습들이 속도만 다르게 했을 뿐 화려한 기술들과 다를 바 없어지는 그 과정을. 

 

그래도 100프로 이해되지는 않았다. 

 

다음엔 노트에 적어주신 4비트 리듬과 필인들을 내가 직접 쳐보았다.

 

75bpm이라는 다소 느린 속도에서 연주했는데, 세상에! 눈으로 볼때는 전혀 공감할 수 없었던, 재미와 리듬이 느껴졌다! 

 

보잘것 없어보이는 4비트 연주가 재밌다니?

 

최면리듬 형성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오늘 깨닫게 된 것 같다. 

 

처음 최면리듬을 형성할때에는 나에게 아주 쉽게 느껴지는 것으로 시작할것.

 

그래서 매 레슨때마다 느린 속도로 연주하는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선생님께서 강조하셨던 것 같다.  

 

'정말, 정말, 정말로 많이 연구하고 고생하고 정리하셨구나. 드럼 티칭에 대해 정말로 깊히 생각하셨구나.'

 

나는 선생님에게 "Born to Teacher"이신것 같다고 유튜브에 강의 영상을 올려보시는게 어떻냐고 제안해드렸다.

 

그랬더니 선생님께서 똑같은 방법과 설명으로 레슨을 해도 드럼에 대한 간절함과 열망이 없는 사람은, 수많은 경험에 의한 갈망이 없는 사람은,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심지어 이 연습을 해도 어떤 재미도, 어떤 느낌의 리듬감도 느끼지도 못한다고 하셨다. 오히려 되묻는다고 하셨다. "무슨 리듬감을 말씀하시는건가요?"라고.

 

그 말을 듣고보니 만약 예전에 나였더라면, 이 똑같은 이야기를 들었더라도 온전히 깊히 이해하지 못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모든 일은 정말로 그 사람에게 맞는 '때'가 있나보다.

 

결국 이 모든 보물같은 소스들은 "진정으로 간절히 원하는자"와 "길을 알고 있는 좋은 리더(스승)"가 적절한 시기에 정확히 만나야만 빛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신비한 이 경험으로 몸소 체험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지금 내가 해야할 일은? 

 

"레슨받은 대로 열심히 연습하는 것!" 

 

그래서 집에와서 저녁을 먹은 뒤 바로 다음주 레슨실을 일주일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예약신청했다.

 

다음주 연습도 너무 재밌겠구나! 

 

정말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 

 

 

"결국 당신은 이길 것이다"에서 말한 것처럼 절대로, 무슨일이 있어도 내 목표를 굽히지 않고 나아가서 '또 다른 자아'가 주는 힌트들에 마음을 활짝 열고, 인도하는 대로 천천히 신중하게 걸어나갈 것이다. 그리고 빠른 시일내에 내가 원하는 결과가 결국 나타날것이다! 난 믿는다. 아니, 확신한다. 이젠 의심의 여지도 없다.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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