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나는 또 몸이 시름시름 아프기 시작했다.
모든게 너무 피곤했고 더이상 뭔가를 할 힘이 나지 않았다.
결국 예약해뒀던 드럼 연습실도 취소해버렸다.
나는 이제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내 몸이 아프다니 너무 이상하고 속상했다.
나는 하고 싶은게 너무너무 많은데 왜 나는 그걸 할 수 없는걸까?
점점 더 슬퍼져왔다.
어쩌면 내가 날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고 있지 못해서 그런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햄찌에게 연락했다.
하지만 햄찌는 친구를 만나러 나가있는 상황이었다.
나는 어찻피 위기상황에서 내가 기댈 수 있고 믿어야하는 사람은 나라는걸 배웠다.
그래서 내가 오늘 했던 일들을 공책에 적기 시작했다.
적고나니 생각보다 참 많은 일을 했다.
하지만 모두 다 시간을 줄여서 했는데 왜 그렇지?
아무리 시간을 줄여도 여러가지 일을 하면 뇌에서 부담을 느끼나?
곰곰히 생각해봐도 명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그래서 옆에 내가 하기 싫은 일들을 적었다.
피아노치기 싫다.
만나기 싫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 않다.
그래서 미리 잡아놓은 약속을 모두 취소했다.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결국 나는 나와 대화해보기로 했다.
대화를 해보니 이유가 나왔다.
리뷰를 남길때도 그 사람의 기대에 맞추기 위해 남겼고, 누군가와 약속을 잡을때도 그 사람의 기대에 맞추기 위해 억지로 약속을 잡았고, 심지어 이번에 배우기로 한 피아노도 미래의 내 구독자들이 좋아할것 같아서 배우기로 한거였다.
그럼 내가 원하는 건 뭘까?
드럼 연습을 하는 것, 나만의 음악 스타일을 찾는 것, 네덜란드에 가서 다양한 뮤지션들과 음악을 해보는 것, 그렇게 내 음악 퀄리티를 높여가는 것.
여기에는 영어를 잘하는 것도, 예쁜 몸을 가꾸는 것도, 친구와 노는 것도, 유튜브와 스트리밍을 하는 것도 없었다.
그렇다. 내가 원하는 것은 오직 음악에 집중 되어 있었는데 그동안 나는 다른 부수적인 것들에 에너지를 너무 많이 쏟은 것이다.
한마디로 내가 하고싶지 않아 하는 일을 내 스스로 강제로 해온 것이다.
왜 그랬을까?
그래서 나는 건강을 위해 책은 매일 30분만 읽기로, 운동은 30분 이내로 하고 나머지는 음식으로 관리하기로, 영상은 내 드럼을 모니터링 하는 용도로만 찍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나는 한동안 음악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그러고나니 갑자기 말도 안되게 몸이 괜찮아졌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던 Abir의 Tango를 연습했다.
악보를 뽑아 전조시키고, 가사와 멜로디를 익히며 노래연습을 했다.
너무너무 재밌었고 전혀 힘들지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할 때도, 나를 위한 음악을 해야만 지치지 않구나.
앞으로는 유튜브나 스트리밍을 내려놓고 그냥 내가 하고 싶은 음악 공부를 하기로 했다.
그리고 영상은 그냥 나를 모니터링 하는 용도로 대충 찍어 유튜브에 모으는게 좋을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뭔지,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늘 생각하고 고민하지 않으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비슷한 옆길로 새는것 같다.
이래서 모든 역경에는 이로움의 씨앗이 있다고 한거구나.
다시금 깨닫는다.
그리고 나는 잠에 들기전에 왕언니의 명품소개 컨텐츠를 보았다.
내가 딱 원하던 느낌의 가방이 있어 인터넷을 찾아보았다.
그런데 찾다보니 훨씬 더 마음에 드는 가방이 있었다.
발렌티노의 신상 쇼퍼백.
음악노트와 악보, 드럼 스틱을 넣고 다니면 너무 편하고 이쁠것 같았다.
하지만 가방은 대략 3백만원쯤 되었다.
그래서 그 가방을 대체할 수 있을만한 여러가지 저렴한 상품들을 찾아보았다.
하지만 내 마음에 드는 가방은 없었다.
꽤 나쁘지 않은 가방들이 있어 그냥 이 가방으로 사버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매우 현실적이고 옳은 생각이 들었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주는 내가 원하는 걸 말하면 들어준댔지. 가격같은 건 상관없어. 내 마음이 확실하기만 하면되. 그리고 의심하지 않으면 되.
나는 우주를 믿기로 했다. 기다리기로 했다.
내가 믿고 기다리면 정말로 주겠지. 아니 줄것이다.
내가 마음을 바꾸지만 않는다면 줄것이다.
그렇게 대체 상품들을 포기하고 나는 잠에 들었다.
오랜만에 행복한 꿈을 꾸었다.
고등학교 같아 보였지만 고등학교는 아니었다.
아무튼 졸업식 날이었다.
흩어져있던 모든 친구들이 돌아왔다.
사실 다른 반 아이들은 참석조차 안한 곳이 많았다.
우리반 아이들은 내가 추천한 명확한 목표라는 책에 매료되어 한마음 한뜻으로 교실에 모두 모였다.
다들 그 책에 관한 내용으로 떠들썩했고, 필요한 책의 갯수만큼 맡은 목표대로 책을 구해왔다.
선생님이 와서 영문책도 있냐고 물었을땐, 놀랍게도 내가 가지고 있었고, 모두가 원하던 책을 모두 가지고 마음을 모을 수가 있었다.
아이들은 기뻐했고, 옆반에서 햄버거세트를 선물로 보내주었다고 해서 맛있게 감자튀김을 나눠 먹었다.
참 이상한 내용이지만 너무 행복한 내용이었다.
(다른반과 비교하면) 불가능해보이던 아이들의 마음이 오로지 한뜻으로 모였고,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 감사로 가득해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언제든지 서로의 힘을 모을 준비가 되어있었다.
나는 너무너무 감사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이렇게 행복하게 잘 뭉쳐주다니..
그리고 나는 잠에서 깻다.
나는 단순히 이 꿈이 행복한 느낌의 꿈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래서 남자친구에게 자랑했다.
그랬더니 남자친구가 “생각이 흩어져있었는데 뭉친다는 얘기구나! 해결된다는 얘기군.” 이라고 말했다.
나는 깜짝 놀랐다.
전혀 그렇게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말로 인해 나는 깨닫게 되었다.
내가 어제 글을 적으며 내 생각을 하나로 뭉친것이 내 내면을 평화롭고 행복하게 만들었구나.
정말 너무나 감사해서 눈물이 벅차오른다.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내 진심과 내 마음에 다가가는 삶을 살게되는거구나.
그래서 오늘은 새 블로그를 만들었다.
마법상자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제 내가 갖고싶었던 그 가방을 넣고, 앞으로 만나게 될 수많은 선물들을 모두 그 상자에 넣을 것이다.
그리고 기다리면 나타날것이다.
언제, 어떤방법으로 올진 나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고 받기를 기대하면 무조건 나에게 올것이다.
그러니 매순간 내 진심을 확인하자.
그럴듯한 거짓말로 날 속이지 말자.
오늘은 새로운 계획이 날 기다리고 있다!
너무 행복하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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